<애니메이션>/일상

약캐 토모자키군 애니 8화 리뷰 -꼭 1등이 되어야 할까-

아이저트 2021. 2. 28. 12:25

애니메이션 소개

약캐 토모자키군 키 비주얼.

맨 왼쪽 은발 여고생- '키쿠치 후카'

(내성적이며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함. 소설 작가가 되고 싶어함.)

 

그 오른쪽의 머리 덥수룩한 남고생- '토모자키 후미야'

(게임은 잘하지만 대인관계에 신경 쓰지 않음)

 

바로 옆에 오른손을 흔드는 여고생- '이즈미 유즈'

(인싸 남고생 중 한 명을 짝사랑하고 있음. 눈에 띄지 않게 남들 사이에 녹아드는 성격)

 

그 옆이 토모자키와는 어색한 관계를 형성하는 인싸 남고생 3인방.

(설명하기 귀찮음. 나무위키 참고 바람)

 

그 옆에 키가 작은 여고생- '나츠바야시 하나비'(애칭: 타마짱)

(고집이 세고 솔직함)

 

푸른 머리 여고생- '나나미 미나미'(애칭: 미미미, 밈미)

(활달한 성격으로 재미있는 분위기를 주도하려고 함)

 

썩소 짓는 자주색 머리칼의 여고생- '히나미 아오이'

(다재다능하고 기가 세며, 숨덕 기질이 있음)

이 애니메이션에는 어택 패밀리즈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게임의 장르는 철권과 똑 닮았고, 인지도는 우리나라로 치면 리그 오브 레전드에 견줄 정도입니다.

여기서 매번 국내 랭킹 1위를 달성하는 주인공 '토모자키 후미야'. 하지만 자신이 현실에서 외톨이인 이유는 인생이 원래 망겜이기 때문이라고 탓하는 고등학생입니다.

어느 날, 국내 랭킹 2위가 그와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약속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전혀 게임과 관련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히나미 아오이'라는 여학생이었습니다. 히나미 아오이, 학교 석차 전교 1등. 공부뿐만 아니라 육상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전교회장을 노릴 정도로 인지도도 탄탄한 존재입니다.

게임으로 따지면 토모자키는 인생 약캐, 히나미는 인생 강캐인 셈이죠.

히나미는 자신이 게임에서 동경했던 토모자키가 현실에서는 고작 겉도는 존재임을 알고 실망하지만, 토모자키가 인생은 원래 불공평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자 그를 갱생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바로 토모자키를 리얼충(인싸)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죠!

오늘 소개해 드릴 에피소드 8화는 히나미와 같이 어울려 다니는 '나나미 미나미'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이야기(6화~)

나나미는 히나미가 학생회장에 입후보하자, 자신도 질세라 입후보한다. 히나미는 토모자키에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나미를 지원할 것을 요구한다. 토모자키는 나나미에게 추천인(=선거대책위원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으나 나나미는 이미 추천인을 구했다며 사양한다. 그러자 토모자키는 책사 역할을 하겠다며 선거운동 전략을 계획해준다. 왜 이렇게까지 돕느냐는 나나미의 질문에, 토모자키는 히나미라는 강자를 이기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사실 나나미 역시 공부와 운동에서 항상 히나미를 이길 수 없었기 때문에, 경쟁심이 붙은 것이었다. 선거는 히나미가 약 70%를 득표하면서 압도적으로 승리한다. 토모자키는 확실한 표를 획득하기 위해 나나미에게 일부 학생 계층에게만 선심성 공약을 약속하라고 주문했는데, 히나미가 나나미와 똑같은 공약을 전교생에게 약속함으로써 전략을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나나미는 학교에선 히나미가 계주를 연습할 때 같이 연습하고, 집에서는 공부하면서 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단짝친구, '나츠바야시 하나비'는 나나미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전교회장 선거부터 무리를 해왔다며 걱정한다. 보는 사람들마저 안쓰럽게 만드는 나나미의 노력, 어떻게 될까?

 


본편 줄거리

 과거 나나미의 회상. 여자농구 도대회에서 히나미 팀에 패배한 나나미 팀. 팀원들은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도 대단하다며 만족하지만, 나나미는 그렇지 않습니다.

 

 

잠깐 화제를 돌리자면, 작화 담당하는 분들이 나나미를 좋아하나 봅니다. 계속 예쁨 보정을 넣어주고 있어요!! 공부하다가 지쳐 쪽잠을 취하는 모습부터, 푸른 머리칼과 석양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까지! 나나미라는 캐릭터에 점차 빠져들려고 합니다.

어느 날 비가 와서 운동장이 젖은 상황. 히나미는 우비까지 입고 운동장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것을 멀리서 지켜본 나나미는 입술을 깨뭅니다.

저딴 괴물이 다 있어? 저라도 질렸을 것 같습니다. 히나미는 정말 넘사벽입니다. 학생회 활동과 공부도 하기 쉽지 않을 텐데,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요.

육상부에 들어가려던 나나미는 발걸음을 돌리고, 육상 연습을 하지 않게 됩니다.

토모자키는 나나미에게 왜 연습을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나미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1등이 되어야 사람들 사이에서 반짝일 수 있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은 히나미를 동경하지만, 그가 있는 한 특별해질 수 없다면서 육상부를 그만두었다고요. 토모자키가 위로를 해보지만, 아직 관계가 깊지도 않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부족한 그가 무슨 울림을 줄 수 있을까요.

결국 이 문제를 풀려면 나나미와 단짝인 히나미 또는 나츠바야시가 나서야겠죠. 하지만 문제의 당사자인 히나미가 이 일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나나미의 경쟁자인 히나미가 어떤 위로를 해봐도 위로를 가장한 기만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연세대생이 "연세대 들어가도 소용없다"라고 말해봤자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나나미는 점차 나츠바야시와 토모자키에게서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나나미는 타인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비위를 맞추려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히나미를 멀리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 같은 그룹인 나츠바야시와 토모자키에게서도 거리를 두려는 것이죠.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하굣길, 토모자키는 나나미에게 용기를 내서 같이 하교하자고 권유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나나미와의 관계가 어색해질 게 뻔하거든요. 나츠바야시는 나나미에게 최근의 행동에 대해 질문하면서 속마음을 털어놓도록 유도합니다.

"아오이는 좋은 애고 항상 열심히 해. 하지만 그걸로 으스대지도 않고 항상 날 신경 써 줘. 내 기분도 전부 이해해준단 말이야.

그래서 난 아오이를 정말 좋아해. 분명 좋아하는데... 근데 공부로도 지고 동아리 활동에서도 지니까 어느샌가 아오이를 시기하게 됐어.

뭔가 싫다든가 좀 거슬린다든가, 사라지면 좋겠다든가. 자꾸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는 거야. 그런 거 완전 최악이잖아.

하지만 육상부에 계속 있다간 난 지는 걸 싫어하니까 또 그런 식으로 생각할 거야.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싫어서...

같이 연습할 때도 말이야. '왜 얘는 연습을 그만두지 않는 거야? 날 생각해준다면 빨리 그만두면 좋을텐데. 분위기 좀 파악해!' 그런 생각을 했어!

그러니까 난 더 이상 아오이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그만둔 거야."

약캐 토모자키군 8화 中, 나나미 미나미의 대사

이 대사, 참 오글거리지만 곱씹을 만합니다. 자신보다 앞서는 사람을 보면 경쟁심이 들고 이기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노력해도 그를 이길 수 없다면 질투심이 들죠. '한 번이라도 져 주면 어디가 덧나냐!'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이런 생각까지 이르게 되면 자신에 대한 환멸감도 듭니다. '남을 이기려는 게 아니라 끌어내리려고 하다니, 언제 이런 추악한 생각을 한 거지?' 그러고는 만약 친한 사람이 라이벌이라면 그를 멀리하게 됩니다. '싸워봤자 의미가 없는데, 계속 같이 있다보면 내가 얘를 싫어하게 되겠구나'라면서요.

보통 드라마를 보면 이럴 때 캐릭터가 흑화해서 악역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꿈과 희망을 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일을 허용할 수야 없죠.

 

나츠바야시는 나나미에게 '자신의 히어로는 나나미'라고 말하면서, '1등이 되고 싶으면 나한테는 너가 바보 1등'이라고 거의 고백하다시피 선언합니다.

손가락 빨면서 끝!

나중에 나나미가 히나미, 나츠바야시, 토모자키와 같이 카페에 가서 색깔이 다른 자신의 열쇠고리들을 나눠주면서 막을 내립니다. 4명의 우정이 더 돈독해졌다는 증표겠죠. 그런데 주인공은 왜 거기에 끼어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ㅋㅋ

 


감상평

이번 회차를 보며 공감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위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주인공 토모자키는 '1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제의 자신을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합니다. 사실 이게 맞거든요. 「논어」에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타인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어찌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자신입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성장한다면 남들이 알아주는 1등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용 전체로 따져볼까요. 주인공과 그 주변 등장인물들의 일화를 풀어내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이걸 3화나 잡아먹어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이 인싸가 되는 과정만 풀어내도 2기, 아니 3기로 다루어도 부족할 텐데요. 어떻게 12화까지 마무리지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차라리 토모자키를 빼고 갖가지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애니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요? 히로인들의 개성과 사연이 너무 뚜렷해서 주인공은 공기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아, 생각해보니 이걸 애니로 만들 게 아니라 연애 게임으로 만들었어야 합니다. 꼭 흥행해서 연애 게임을 내주길 기원해봅니다 ㅋㅋㅋ